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을 향한 관세 압박이 현실화되고 있다.
2026년 1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이는 대만과 미국 간 체결된 관세 면제 협정 이후 나온 메시지로, 사실상 한국에도 같은 기준을 요구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TSMC를 중심으로 대만은 5,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와 함께 구체적인 관세 혜택을 확보한 반면, 한국은 아직 명확한 관세 면제 조건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총 41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반도체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나, 이번 발언은 향후 협상에서 추가 투자 압박 또는 불리한 조건 적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출처: 경향신문

관세가 협상의 도구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정책 변화: 산업 보호에서 리쇼어링 전략으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공급망 자립화를 주요 정책으로 채택해 왔다.
반도체는 그 중심에 있는 핵심 산업이며, 관세는 단순한 무역 조치가 아니라 투자를 유도하는 지렛대로 사용되고 있다.

대만의 사례에서 드러나듯, 투자 → 면제 → 우대 조건의 구조를 통해 미국은 외국 기업의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흡수하려는 전략을 노골화했다.
  • TSMC는 2.5배 물량까지 관세 면제 혜택 확보 (건설 기간 기준)
  • 공장 완공 이후에도 1.5배까지 무관세 수입 가능
  • 대만 정부는 보증을, 기업은 설비 투자를 맡는 구조
이 구조는 '산업 보호'보다 전략적 흡수에 가깝다.


한국의 입장: 투자 중이지만 불확실한 조건

한국은 2025년 무역 협상에서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는다”는 원칙에만 합의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 측은 이번에 “국가별 개별 협상”이라는 원칙을 다시 명확히 했고, 이는 대만과 동일한 조건을 자동으로 보장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현재까지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상황은 다음과 같다:
  • 삼성전자: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370억 달러)
  • SK하이닉스: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공장 (38.7억 달러)
총 투자액 410억 달러는 작지 않지만, 관세 면제 기준과 연결된 정량적 협정은 없는 상태다.
결국, 향후 한미 협상에서 미국이 TSMC 사례를 기준으로 추가 투자나 구체적 조건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관세 정책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러트닉 장관의 발언 이후 미국은 일부 고성능 칩에 대해 25% 관세를 우선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1단계 조치'로 분류되며, 2단계로 전체 반도체 품목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한국 반도체 기업에 주는 시그널은 분명하다:
  • “미국 내에서 만들지 않으면, 수출에 불이익이 생긴다.”
  • “대만처럼 협상하려면, 대만처럼 투자해야 한다.”
이 전략은 관세를 단순한 무역 장벽이 아닌, 글로벌 공급망 주도권 확보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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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반도체는 이제 외교와 산업의 경계선에 있다

이번 이슈는 관세라는 무역 수단이 외교, 안보, 산업 정책의 경계에서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순한 수출입 규제가 아닌, 정치화된 기술 경쟁의 양상이 강화되고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미 미국 투자에 나선 상황이지만, 구체적 혜택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같은 투자를 해도 다른 대우를 받을 위험이 존재한다.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투자 규모가 아닌, 조건의 명확성과 형평성 확보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 참고자료

면책 문구:
이 글은 국제 경제 및 통상 정책을 해설하기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이며, 향후 조건은 국가 간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책 해석과 전망은 공식 발표와 병행해 참고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