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시즌을 앞두고 열린 KBO 2차 드래프트가 종료됐다. 총 17명의 선수가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되면서, 구단별 전략과 의도가 뚜렷하게 드러난 드래프트였다. 드래프트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이후 발표된 결과를 통해 구단별 전력 구상, 재정 전략, 선수단 구성 방식을 유추할 수 있다.

올해 드래프트에서 가장 주목받은 사례는 키움의 안치홍 영입이다. 한화는 무려 4명의 선수를 지명당하며 가장 큰 출혈을 겪었고, 동시에 약 11억 원의 양도금을 확보했다. 각 구단이 택한 방향성은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전력 재편과 재정 관리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중심에 있었다.

이번 글에서는 KBO 2차 드래프트 제도의 구조를 간단히 설명하고, 주요 이적 사례를 중심으로 구단별 전략과 의미를 해석한다. 이를 통해 리그 전체의 전력 흐름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제도 해설: KBO 2차 드래프트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KBO 2차 드래프트는 전력 외 선수의 이적 기회를 제공하고, 구단 간 전력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로 2011년 처음 도입되었다.
2023년 재개된 이후, 2026 시즌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시행됐다.
  • 지명 대상: 보호선수 35인 외 소속 선수
  • 지명 방식: 전년도 성적 하위 구단부터 순차 진행
  • 양도금 구조:
    • 1R: 4억 원
    • 2R: 3억 원
    • 3R: 2억 원
    • 4R 이하: 1억 원
  • 등록 의무 조건:
    • 1R: 1군 50일 이상 등록
    • 2R: 1군 30일 이상 등록
    • 3R 이하: 의무 등록 없음
특기할 점은 하위 3개 구단에 추가 지명권이 부여된다는 점이다. 이 구조는 전력 약세 구단에 보강 기회를 제공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주요 이적 사례: 구단별 전략이 읽히는 선택

2026 KBO 2차 드래프트 지명 결과표
2026 KBO 2차 드래프트 결과 요약. 총 17명의 선수가 지명됐으며, 한화는 4명으로 가장 많은 선수를 잃었다. 출처: KBO

키움 히어로즈 – 베테랑 중심의 전력 강화

한화 이글스 시절의 안치홍 선수 모습
2026 KBO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으로 이적한 안치홍. 베테랑 내야수의 향방은 많은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출처: 동아일보

  • 안치홍(한화 → 키움): 72억 FA 계약자, 타격 능력 보완 의도
  • 추재현, 박진형, 배동현 등 추가 영입
키움은 즉시전력 보강에 방점을 찍었다. FA 선수였던 안치홍을 지명함으로써 리스크를 감수한 선택을 했고, 이는 중장기적 유망주 육성보다는 경험 중심의 전력 강화를 노린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화 이글스 – 재정 정리와 세대교체 시도

  • 총 4명 유출 (리그 최다)
  • 총 양도금: 약 11억 원 확보
한화는 안치홍, 이태양, 배동현, 이상혁 등을 한 번에 잃었지만, 이적 대상 선수의 공통점은 최근 기량 저하 또는 활용도 저하였다. 결과적으로 연봉 부담을 낮추고 FA 시장을 대비할 여력을 확보했다.

KIA 타이거즈 – 투수 보강 집중

  • 이태양(한화 → KIA) 지명
  • 1R 전체 2순위 지명
KIA는 이태양을 통해 불안한 선발진을 안정화하려는 의도를 보였다. 연봉 5억 원을 감수하면서도 팀 내 베테랑 투수층 보강을 선택했다.

두산 베어스 – 복귀 중심 영입

  • 이용찬(NC → 두산): 친정 복귀
  • 장승현, 이상혁 등 전력 보완용
이용찬의 재영입은 감성적 선택이라기보다는, 기존 체계와의 연계성을 고려한 현실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과거 기량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

삼성 라이온즈 – 베테랑 좌완 수혈

  • 임기영(KIA → 삼성)
삼성은 좌완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기영을 선택해 전력 밸런스 보완을 노렸다. 즉시 1군 기용 가능성도 고려된 결정이다.

롯데 자이언츠 – 미래형 포지셔닝

  • 김주완, 김영준, 최충연 등 지명
롯데는 기대했던 노진혁, 한현희 등 고액 FA 방출 실패샐러리캡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대신 미래 자원을 수급하며 최소한의 변화만 추구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드러난 구단별 전략 구도

구단 전략 방향 효과
키움 즉시 전력 보강 타선 중심 보강, 리스크 수용
한화 재정 구조 조정 연봉 절감, 유망주 잔류
KIA 선발진 보완 즉시 기용 가능한 투수 확보
두산 조직 안정 기존 선수 복귀 통한 리더십 강화
삼성 좌완 수혈 전략적 포지션 채움
롯데 미래 투자 샐러리캡 부담 지속, 변화 제한적

구단별 선택은 각자의 내부 사정과 전략 방향에 따라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보강 vs 감축, 즉시전력 vs 미래투자라는 프레임으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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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리그 흐름을 바꾸는 ‘조용한 드래프트’

KBO 2차 드래프트는 외형적으로는 조용한 행사지만, 내부적으로는 리그 전력 구도와 재정 운용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는 제도다.
2026 드래프트에서는 키움처럼 공격적인 선택을 한 구단과, 한화처럼 방출을 통해 숨통을 튼 구단의 대비가 특히 두드러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KBO 리그의 전력 균형, 팀 리빌딩 속도, FA 시장의 방향성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드래프트 결과만 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이면의 전략과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 야구 팬에게도, 리그를 이해하려는 독자에게도 필요한 시점이다.

📌 참고자료

면책 문구:
이 글은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구단 또는 선수에 대한 가치 판단을 의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