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첫 계약이 발표됐다. 주인공은 유격수 박찬호, 그리고 계약을 체결한 팀은 두산 베어스다. 계약 규모는 총액 80억 원, 기간은 4년이다. 이는 2026 FA 시장의 사실상 ‘1호 계약’이자, 두산이 진행 중인 내야 리빌딩의 핵심 퍼즐로 작용한다.


박찬호는 그간 KIA에서만 뛰며 ‘원클럽맨’ 이미지가 강했던 선수다. 그러나 이번 이적을 통해 두산이라는 새로운 팀에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이 계약은 단순한 전력 보강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 왜 두산은 박찬호를 선택했을까?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가 입단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찬호가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입단식을 가졌다. 배경에는 "WELCOME PARK CHAN HO"라는 대형 전광판이 설치됐다. 출처: 뉴시스

두산은 무엇을 기대했는가

박찬호는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갖춘 유격수다. 2014년 KIA에서 데뷔한 이후 1088경기 중 994경기를 유격수로 소화했으며, 최근 5시즌 간 유격수 출장 이닝 리그 1위(5481이닝)를 기록했다. 도루왕 2회, 수비상 2회, 골든글러브 1회의 수상 경력은 그의 내야 수비 기여도를 수치로 보여준다.

계약 조건은 다음과 같다:
  • 계약 기간: 4년
  • 총액: 최대 80억 원
  • 세부 내역: 계약금 50억 원, 연봉 총 28억 원, 인센티브 2억 원
두산은 리드오프, 수비 안정성, 그리고 경기 내 내구성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자원으로 박찬호를 선택했다. 공식 발표에서도 “젊은 내야진의 중심을 잡아줄 검증된 리더 자원이 필요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내야 재편 전략의 중심, 박찬호

두산은 최근 몇 년 간 세대교체를 진행했으나, 내야진은 지속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김재호, 허경민 등 베테랑의 공백을 오명진, 박준순, 안재석 등의 신예가 메우려 했지만, 경험 부족으로 전체 수비력은 하락세였다.

박찬호의 영입은 단기적 전력 보강을 넘어 팀 구조를 재정비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 보도에 따르면, 두산은 안재석을 3루수로 전환하고, 박준순은 2루에서 경쟁을 유도하는 포지션 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내야의 수비 동선이 명확히 정리되며, 전체적인 수비 효율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왜 두산을 택했는가

선수 개인의 선택도 주목할 만하다. 박찬호는 “어릴 적부터 두산 야구를 보며 꿈을 키웠다”고 밝혔고, ‘허슬’이라는 자신의 야구 철학이 팀 컬러인 ‘허슬두’와 맞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박찬호는 지난 7시즌 동안 130경기 이상을 모두 소화하며 뛰어난 체력과 성실함을 보여준 바 있다.

또한 이번 계약은 두산 구단의 전통적인 대형 FA 영입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2015년 장원준(84억 원), 2023년 양의지(최대 152억 원)에 이어, 박찬호는 신임 김원형 감독 체제 하에서 세 번째 대형 계약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감독 취임 → FA 대형 계약’이라는 두산의 전략적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FA 시장과 리그 전체에 주는 신호

이번 계약은 FA 시장 전체에 주는 신호 또한 명확하다. 두산은 A등급 FA인 박찬호를 영입하면서, KIA에 보상선수 1명과 연봉 200~3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 그만큼 구단이 감수한 리스크는 크다.

하지만 이는 FA 시장에서 “수비형 유격수의 가치”가 얼마나 올라갔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장타 중심의 선수보다는, 포지션 내 완성도경기 내 영향력을 중시하는 팀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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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박찬호 계약은 전략적 메시지다

두산이 박찬호에게 4년 80억 원을 투자한 이유는 명확하다. 단순한 ‘이적’이 아니라, 팀 구조 재설계의 키이며, 향후 몇 년 간 팀 정체성을 다시 정립할 수 있는 인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계약은 실력뿐 아니라, 상징과 방향을 담은 결정이었다.

두산의 선택은 리스크가 없는 전략은 아니다. 하지만 이 선택이 성공한다면, 두산은 다시 한 번 ‘허슬두’라는 브랜드를 중심으로 명가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계약은 FA 시장에 또 다른 기준점을 남길 것이다.

📌 참고자료

면책 문구:
본 글은 조선일보, 뉴시스, 경향신문, YTN 등 4개 언론 보도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으며, 구단 공식 발표 내용을 기준으로 수치 및 내용을 교차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본 글은 스포츠 시장 내 FA 계약에 대한 해설을 위한 콘텐츠이며, 특정 구단 또는 선수에 대한 홍보 목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