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일본과 미국이 새로운 공급망 전략에 합의했다. 핵심은 ‘희토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희토류 채굴부터 가공, 가격책정, 비축까지 전방위적 협력을 담은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은 단순한 경제협력이 아니라, 지정학적 긴장과 안보적 우려가 맞물린 전략적 선택이다.
특히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외교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상황에서, 공급망 자립을 위한 미일의 공동 대응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가 희토류 협정 체결 후 악수하는 모습
2025년 10월,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미일 희토류 협정 서명 후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 출처: X


미일이 선택한 전략 자원: 왜 '희토류'인가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차, 반도체, 무기체계 등 거의 모든 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원소이다.
특히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프라세오디뮴 등은 영구자석, 고성능 배터리, 방산 기술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전기차 충전 중인 모습, 희토류가 핵심 부품에 활용되는 대표 사례
희토류는 전기차 배터리, 모터, 영구자석 등 첨단 기술의 필수 자원으로 사용된다. 출처: Unsplash

문제는 공급 구조다.
전 세계 희토류 가공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희토류 무기화 전략이 지속되고 있다.
일본 역시 전체 희토류 수입의 약 6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기술 산업 전체가 중국의 수출 통제에 취약한 구조를 갖는다.


2025년 미일 정상회담: 협정의 핵심 내용은 무엇인가

2025년 10월 28일 도쿄 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희토류 공급망 협력 프레임워크’**를 공식 체결했다.
이번 협정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 희토류 및 핵심 광물의 채굴, 가공, 정제, 비축 등 전 주기 협력
  • 공정한 가격 메커니즘 구축을 위한 공동 정책
  • 국가안보 차원의 자산 보호 정책 도입: 희토류 관련 자산의 매각 제한 가능
  •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중 상당 비중을 희토류 공급망 구축에 배정
  • 신속 대응 그룹(Rapid Response Group) 설립: 공급망 위기 시 공동 대응
이 외에도, 미국과 일본은 차세대 원자로(SMR) 협력, 미국산 LNG 장기 구매계약 등 에너지 안보 협력을 병행하고 있다.


지정학과 공급망이 만나는 지점: 이 협정의 의미

이번 협정은 중국을 겨냥한 직접적 압박이라기보다,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구조적 대응이라는 성격이 짙다.
그러나 시점과 맥락을 고려하면,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는 해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 유예한 것도, 이러한 외교적 압박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미국은 중국 외의 국가들과도 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협정을 확대 중이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미일뿐 아니라 EU, 호주, 한국 등 자유무역 진영 국가들과의 전략적 연계 가능성도 열어둔다.
지정학적 갈등의 중심에 있는 희토류는 단순한 원자재를 넘어, 경제안보의 핵심 축으로 이동하고 있다.


관련 Nysight


결론: 희토류 협정, 지정학의 흐름을 바꾸는 조용한 동맹

미일 희토류 협정은 한·중·일의 무역 구조, 미국의 공급망 전략, 글로벌 산업 전반에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번 협정이 즉각적인 수출입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더라도, 희토류 패권 경쟁의 중심이 중국에서 다극화로 이동할 수 있는 신호로 기능할 수 있다.

글로벌 공급망이 단순한 효율성에서 안보와 자율성의 균형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미일 협정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 구조 전환의 시작점일 수 있다.
이 흐름은 앞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요 기술국가들에게도 대응 전략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