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성남 분당의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더샵 분당 티에르원’에서 무순위 청약(줍줍) 물량이 등장했다. 지난 11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0.4: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이 단지는, 일반적인 흐름이라면 ‘완판’이 예상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5세대 분량의 계약 해지 물량이 발생하며 12월 22일 무순위 청약 접수에 들어갔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인기 하락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실제로 분양가는 24.3억~26.5억 원대, 중도금 대출은 LTV 40%, 잔금대출은 최대 2억 원 한도로 제한된다. 당첨자들은 적게는 20억 원 이상을 현금으로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다시 말해, 이 단지의 무순위 공급은 고분양가 시장에서의 수요 한계대출 규제의 현실적 제약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다.

더샵 분당 티에르원 조감도 전경 - 분당 정자역 초역세권 재건축 단지
더샵 분당 티에르원 조감도. 정자역 도보 2분 거리의 초역세권 입지를 갖춘 분당 핵심 재건축 단지. 출처: 한국경제

더샵 분당 티에르원: 프리미엄 입지의 구조적 한계

더샵 분당 티에르원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정자역 도보 2분 거리의 초역세권 입지를 자랑한다. 인근에 초등학교와 대기업 사옥이 위치해 있으며, 기존 학군과 생활 인프라가 잘 구축된 지역이다. 총 873가구 규모로 2027년 입주 예정이다.

이번 무순위 청약 대상은 모두 전용 84㎡, 2~4층의 저층 세대다. 일반적으로 저층부는 청약 시장에서 경쟁률이 낮은 편이나, 해당 단지는 브랜드와 입지 덕분에 1순위 청약에서 전 타입이 100: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분양가 수준은 시장의 체감 수준을 넘어섰다. 확장비 포함 시 약 26억 원에 이르며, 이는 인근 구축 아파트보다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이러한 고분양가와 저층 입지 조합은 일부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게 된 직접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 규제와 자금 현실: 실수요자의 진입 장벽

가장 현실적인 장벽은 대출 규제다. 해당 단지는 투기과열지구 내 위치하고 있어 중도금 대출은 LTV 40% 한도가 적용되며, 분양가가 25억 원을 초과하면 잔금대출은 최대 2억 원까지만 가능하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한도 있어 고소득이 아닌 이상 대출만으로 분양가를 충당하기 어렵다.

계약금(약 20%)과 중도금, 잔금까지 포함하면 총 자금 소요는 약 25억 원 전후로 추정된다. 즉, 청약 당첨만으로 입주까지 연결되기 위해선 상당한 현금 유동성이 요구된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히 공급 물량의 희소성이나 입지 가치만으로는 시장에서 완판을 보장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공급자 중심이던 분양 시장이 자금 현실 앞에서 조정되고 있는 모습이다.


규제 외 유리한 조건: 무순위 청약의 기회 요인

반대로, 이번 무순위 청약은 다음과 같은 우호적 제도 환경도 함께 따른다.
  • 재당첨 제한 없음
  • 거주의무 없음
  • 전매제한 3년 (기존 규제 기준 유지)
이는 현금 자산을 보유한 수요자에게 투자 목적의 진입 여지를 열어주는 요소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분당이라는 지역 특성상 향후 프리미엄 가능성은 충분하며, 입주시 실거래가 기준으로 최소 3억 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분석도 존재한다.

즉, 대출에 의존하지 않는 자금 보유자에게는 규제 하의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무순위 줍줍, 시장의 온도를 말하다

청약 경쟁률과 무순위 공급이 동시에 존재하는 현상은 2025년 분양 시장의 복합 신호다. 과열된 청약 경쟁은 여전하지만, 계약 단계에서 자금 조달 능력에 따라 시장이 걸러지는 구조가 더욱 강화되었다.

이는 단지의 흥행 여부와 별개로, 부동산 시장 내 ‘실현 가능한 수요’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국면이다. 무순위 청약에 참여하는 실수요자 또는 투자자는 단순한 입지·브랜드를 넘어, 자금 계획, 규제 이해, 향후 시장 가치까지 다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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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수요는 여전하지만, 시장은 달라졌다

더샵 분당 티에르원의 무순위 청약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이 사례는 앞으로의 분양 시장에서 자금 여력과 규제 대응력이 실수요자의 핵심 자질이 된다는 신호다. 브랜드, 입지, 상품이 아무리 우수하더라도 대출 한계와 고분양가가 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청약은 더 이상 ‘당첨만 되면 무조건 유리한 게임’이 아니다.
시장 구조는 수요자의 현실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 참고자료

면책 문구:
본 글은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청약 및 계약 판단은 독자의 자산 상황과 금융 조건에 따라 신중히 결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