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9일, 중국과 러시아의 군용기 9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사전 통보 없이 진입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무단 진입 사례로, 한국 공군은 즉시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했고 국방부는 주한 중·러 국방무관에게 항의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공중 훈련을 넘어, 동북아 안보 질서의 변화와 지정학적 압박의 신호로 해석된다.
KADIZ는 영공이 아니지만, 사실상 한국의 안보 완충지대이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도발은 단기적 군사 행동이 아니라 장기적 전략 메시지라는 점에서 정책적 해석이 필요하다.

중국 군용기 H-6 폭격기, 2025년 12월 KADIZ 무단 진입 당시 비행 모습
중국 공군 H-6 폭격기가 2025년 12월 KADIZ 상공을 비행하는 모습. 출처: 문화일보

KADIZ란 무엇인가 - 영공과의 차이

KADIZ(Korea Air Defense Identification Zone)는 한국 영공 외곽에 설정된 방공식별구역으로, 타국 항공기가 진입할 때는 비행계획을 사전 통보하는 것이 국제 관례이다.
이는 군사적 침입을 미리 감지하기 위한 예방적 제도이며, 주권이 직접 적용되는 ‘영공’과는 구분된다.

다만, KADIZ를 무단 진입하는 행위는 실질적 도발로 간주된다.
영공은 침범하지 않더라도, 상대국의 군사적 의지를 시험하고 외교적 긴장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일본도 ADIZ(방공식별구역)를 운영하며, 이 구역에서의 접근은 사전 소통이 신뢰의 기준으로 작용한다.


사건의 개요 - 2025년 12월 9일, 중러 군용기 9대의 비행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 군용기 7대와 중국 군용기 2대가 12월 9일 오전 10시경 동해와 남해 KADIZ를 순차적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독도 북동쪽과 이어도 인근에서 각각 진입해 대마도 인근에서 합류 후 이탈했으며, 총 1시간가량 비행을 지속했다.

한국 합참은 즉시 공군 전투기를 출격시켜 전술적 조치를 취했고, 국방부는 다음 날 주한 중·러 국방무관에게 유선 항의 및 유감 표명을 전달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를 “연합 정찰훈련의 일환이며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우리 정부는 사전 통보 부재를 명백한 관례 위반으로 간주했다.


반복되는 도발 - 5년간 490여 회의 KADIZ 진입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군용기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약 430회, 러시아는 약 60회 이상 KADIZ를 무단 진입했다.
특히 2023년에는 130회로 급증했다.

이는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동북아 전략 구도 내에서 ‘존재감’ 과시 행위로 해석된다.
양국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미일 협력 강화를 견제하며, 정기적 연합훈련을 통해 한반도와 일본 열도 주변에서 군사적 압박 구도를 형성해왔다.

한국의 대응 - 군사적 즉응과 외교적 절차 병행

한국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군사적·외교적 병행 대응 원칙을 유지했다.
  • 군사 대응: 공군 전투기 긴급 출격, 공중 전술 조치
  • 외교 대응: 주한 중·러 국방무관 유선 항의, 필요시 초치 가능성 검토
  • 정책 대응: 방공식별구역의 국제적 정당성 재확인 및 협의 채널 유지
국방부는 “영공 침범은 없었지만, 사전 통보 없는 진입은 국제적 신뢰 위반”이라며 재발 방지 촉구와 외교적 절차 지속 추진을 명확히 밝혔다.


전략적 해석 - 단순한 훈련인가, 외교적 시위인가

중국과 러시아의 공중훈련은 ① 미국 주도의 동북아 방위망 견제, ② 한일 군사 협력 압박, ③ 한미 공조 체계의 반응 탐색이라는 전략적 맥락에서 진행된다.

특히 이번 진입은 한미일 3국 군사 공조가 강화된 시점에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는 ‘정찰’보다 ‘시위’의 성격이 강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 방식에 따라 향후 동북아 안보 구도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국제법과 정책적 함의

KADIZ는 국제법상 영공이 아니므로, 법적 제재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사전 통보’는 국제 항공 관례에 의한 신뢰 협력의 기본 조건이다.
즉, 무단 진입은 법적 위반이 아니라 외교적 마찰의 촉발 요인이다.

한국의 정책적 과제는 군사 대응의 효율성보다, 외교적 메시지의 일관성에 있다.
KADIZ는 국제사회에서 ‘사전 식별의 관행’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신뢰 장치로 기능해야 하며, 이를 지속적으로 제도화·국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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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Conclusion)

중·러의 KADIZ 무단 진입은 단발성 사건이 아닌 지속적 전략 행동이다.
한미일 공조, 북러 협력, 미중 경쟁이 교차하는 구도 속에서, KADIZ는 한국 안보정책의 시험대이자 동북아 군사력 균형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히 “영공 침범이 아니었다”는 해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한국의 대응 체계, 외교 메시지, 국제적 발언력이 모두 검증된 사건이었다.
따라서 앞으로의 대응은 “즉각적 출격”을 넘어, 지속 가능한 정책 신뢰 관리로 나아가야 한다.

요약하면, KADIZ 무단 진입은 군사 행동이자 외교 언어이다. 한국이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안보 지형의 방향성이 달라질 것이다.

📌 참고자료

면책 문구:
본 글은 정책 해설 목적의 일반 정보이며, 공식 입장 및 구체적 내용은 대한민국 국방부 발표를 최종 기준으로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