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멕시코 전역에서 수천 명이 거리로 나섰다. 그 중심에는 생애 첫 정치적 행동을 택한 Z세대가 있었다. 시위는 마약 카르텔에 의해 피살된 만소 시장 사건을 계기로 촉발됐으며,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과 구조적 부패에 대한 불만이 한꺼번에 분출됐다.

이 시위는 단지 멕시코 한 나라의 정치 불만이 아니다. SNS를 통해 조직되고 전국적으로 확산된 시위 양상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새로운 정치 참여 방식이자, 글로벌한 ‘Z세대 저항’의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부는 이 시위가 단순한 시민의 분노가 아닌, 특정 세력의 조직적 선동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자발적 시민 봉기'인가, '기획된 정치 선동'인가. 멕시코 시위를 둘러싼 이 대립 구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시위는 어떻게 시작됐나

시위의 기폭제는 2025년 10월, 할리스코주 토톤테페크 시장이었던 카를로스 만소가 무장 괴한에게 피살된 사건이었다. 만소 시장은 마약 조직에 맞서 싸우던 정치인이었고, 그의 죽음은 시민들에게 강한 충격을 주었다. 이후 SNS를 중심으로 “#카를로스를기리자” 해시태그가 빠르게 확산됐고, Z세대를 중심으로 시위 조직이 자발적으로 시작됐다.

멕시코 국기를 든 수천 명의 시위대가 거리에서 행진하고 있다
멕시코시티 중심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 시위대는 만소 시장의 죽음을 추모하며 정부에 책임을 요구했다. 출처: BBCNEWS 코리아

특히 이들은 만소 시장이 쓰던 카우보이 모자, 해적 깃발, 멕시코 국기 등을 상징물로 사용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시위 규모는 빠르게 전국으로 퍼졌고, 멕시코시티를 포함한 50여 개 도시에서 수천 명이 집결했다.


Z세대가 이끄는 디지털 시위 방식

이 시위의 주도층은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Z세대다.
이들은 SNS와 밈,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해 시위 일정을 조직하고, 상징적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는 단순한 오프라인 집회가 아니라,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정체성과 연결된 참여 방식이다.

YTN 보도에 따르면, 일부 시위자들은 복면을 착용하고 경찰 진압에 대비했으며, 시위 중 경찰과의 충돌로 인해 120명이 부상, 20명 이상이 체포되기도 했다.

가스마스크를 착용한 멕시코 시위대가 경찰 차단벽을 밀고 있다
Z세대 시위대 일부는 방독면과 장갑을 착용한 채 경찰 진압에 대비하고 있다. 출처: BBCNEWS 코리아

Z세대 활동가들은 “우리는 정당과 무관한 시민 세력”임을 강조하며, “치안 불안과 정부 부패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시위의 핵심 동기로 들고 있다.


정부의 대응: ‘정치적 선동’인가, ‘정당한 항의’인가

멕시코 정부는 이번 시위를 “자발적 시민 운동”으로 보지 않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일부 억만장자 자본가와 우파 정치 세력이 SNS와 인공지능 기반 봇 계정을 통해 선동했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펼쳤다.

BBC에 따르면, 정부는 보수 싱크탱크 ‘아틀라스 네트워크’, 미디어 재벌 리카르도 살리나스 등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으며, 시위의 자발성을 부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음모론으로 본질을 회피한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국제 인권 단체들도 멕시코 정부의 시위 대응 방식을 주시하고 있다.


논쟁의 핵심: 프레임 전쟁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단순한 시위가 아니라, '누가 정당한가'에 대한 프레임 전쟁이다.
  • 시민은 “정부가 만소 시장을 죽게 했다”는 메시지를 거리에서 외치며, 정권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 정부는 “시위는 정치적 조작”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시위대의 순수성을 문제 삼는다.
뉴스1에 따르면, 시위대 일부는 “모레나당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여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러한 갈등 구조는 단순한 치안 문제를 넘어, 정치 신뢰, 시민 참여, 세대 갈등, 정보전(정보 왜곡 vs 여론 형성) 등 다층적 문제를 드러낸다.

국제적 맥락: Z세대는 왜 거리로 나오는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시위는 단지 멕시코만의 일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Z세대가 사회적 불만과 정치적 무기력에 대응해 직접 행동에 나서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

홍콩, 태국, 칠레, 프랑스 등에서도 2020년대 들어 비슷한 세대 주도의 시위가 발생해 왔다. 이들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조직하고, 정치 권력에 도전하고 있으며, 기존 정치 구조에 대한 불신을 행동으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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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분노인가, 선동인가… 경계에서 벌어지는 질문

멕시코 Z세대 시위는 '거리의 분노'로 요약되지만, 그 이면에는 세대 간 가치 충돌, 정보 환경의 변화, 정치 구조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 사건은 단지 멕시코의 내정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Z세대가 새로운 방식으로 정치적 존재감을 드러내는 전환점으로도 읽을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이 시위가 남긴 질문은 단 하나다.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분노한 시민’인가, ‘조종당한 대중’인가.

그 해석은 앞으로의 정치와 사회가 답해야 할 과제가 될 것이다.

📌 참고자료

면책 문구:
본 글은 국제 사회 현상을 해설하기 위한 일반 정보 콘텐츠이며, 특정 정부·정당·이념을 지지하거나 비판하지 않습니다. 정치적 판단은 독자에게 있으며, 본문의 모든 인용은 공신력 있는 출처를 기반으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