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0일, 인도 뉴델리 중심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 사건은 단순한 교통사고로 보기 어려운 정황을 드러내고 있다.
사고 지점은 인도 독립기념일 연설이 열리는 상징적 장소인 ‘레드포트’ 인근 교차로였다.
현지 경찰은 사고 직후부터 테러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수사 초점은 특정 무장조직과의 연계 여부로 확대되고 있다.

수사 당국은 이미 4명의 용의자를 체포했고, 파키스탄 기반 테러 조직 ‘자이시-에-무함마드(JeM)’가 이번 사건과 연관됐다는 정황도 보도되고 있다.
사건 이후 인도 전역에는 최고 수준의 경계령이 발령됐으며, 뉴델리는 사실상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레드포트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 사건

2025년 11월 10일 오후 6시 52분, 뉴델리 레드포트 인근 교차로에서 현대 i20 차량이 적색 신호에 멈춘 직후 폭발했다.
이 사고로 최소 8명에서 13명이 사망했고, 수십 명이 부상했다. 차량은 정차 후 몇 초 만에 폭발했고, 인근에 있던 자동차, 오토바이, 오토릭샤 등도 연쇄적으로 불에 탔다.

인도 뉴델리 차량 폭발 현장을 조사 중인 경찰과 구조 인력(2025년 11월 10일)
2025년 11월 10일 밤, 인도 뉴델리의 레드포트 인근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 현장. 경찰과 구조 인력이 잔해 주변을 조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폭발 당시 차량에는 3명의 남성이 탑승 중이었으며, 경찰은 이 중 일부가 사건의 직접 실행자 또는 연루자로 추정하고 있다. 현장 인근 CCTV에는 복면을 쓴 남성의 모습이 확인됐다.


테러 가능성을 높이는 물증과 정황

초기 수사에서 경찰은 사고 차량이 질산암모늄(NH₄NO₃)과 연료유를 혼합한 ANFO 폭탄에 의해 폭발했다는 법의학적 소견을 확보했다.
이러한 폭약은 산업용 목적 외에는 대형 폭탄 제작에 주로 사용되며, 테러 공격에 빈번하게 쓰이는 물질로 분류된다.

또한, 용의자들이 거주하던 하리아나주 파리다바드의 주택에서는 ANFO 구성 성분 약 360~2900kg과 무기·탄약이 발견됐다.
이 수치는 단일 공격 이상의 조직적 계획 가능성을 시사한다.


주요 용의자와 조직 연계 의혹

경찰은 용의자 중 모하마드 우마르라는 인물을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그는 의사 신분이며, 차량의 등록 소유주로 확인됐다.
NDTV 등 인도 현지 매체는 우마르가 파키스탄 기반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자이시-에-무함마드(JeM)’와 연계됐다고 보도했다.

이 조직은 2019년에도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일으킨 전력이 있는 단체로, 인도 내에서는 테러 고위험 조직으로 분류된다.

우마르와 함께 체포된 인물들도 모두 의료계 종사자로 확인됐으며, 카슈미르 지역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이번 사건이 단독 범행이 아닌, 지정학적·종교적 동기를 지닌 조직적 테러 행위일 가능성을 제기한다.


인도 정부의 대응과 국제적 반응

사건 직후, 인도 정부는 수도 뉴델리를 포함한 전국 주요 도시(뭄바이, 우타르프라데시 등)에 최고 수준의 경계령을 발령했다.
국가정보국(NIA), 국가안보국(NSG), 과학수사팀이 투입되어 CCTV·차량 GPS·통신기록 분석에 착수했다.

아밋 샤 내무장관은 테러 가능성을 공식 언급하며, 불법활동방지법(UAPA)테러방지법 조항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레드포트는 13일까지 폐쇄됐고, 공항 및 철도역에 폭발물 탐지견과 군 병력이 배치되었다.

한편, 미국과 영국은 자국민에게 뉴델리 및 인근 지역 여행 자제 권고를 내렸다.
이는 사건이 국제 테러 위협 수준으로 격상되었음을 방증한다.

이번 사건이 시사하는 세 가지 포인트

  1. 도심 테러의 재등장
    • 뉴델리와 같은 대도시 한복판, 그것도 역사적 상징물 인근에서의 폭발은 도심 테러의 경고로 읽힌다.
  2. 전문직 종사자의 테러 연루 가능성
    • 의사 신분의 용의자가 연루된 점은 극단주의의 스펙트럼이 사회 전반에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3. 인도-파키스탄 간 지정학적 갈등의 불씨
    • 카슈미르 출신 용의자, 파키스탄 조직 연계 의혹은 장기적 외교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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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정보의 교차, 경계의 재설정

이번 뉴델리 차량 폭발 사건은 단순한 국내 치안 문제를 넘어서, 지정학적·종교적·사회적 경계가 교차하는 복합 사안으로 봐야 한다.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이 사건이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다.
"현대 사회에서 테러는 더 이상 국경 밖에만 있는가?"

정보의 연결이 곧 위협이 되는 시대,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고 해석해야 하는가.
사건의 본질은 폭발의 순간이 아닌, 그 이후의 해석과 경계 설정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