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중동 중심부의 대도시 테헤란이 식수 고갈 위기를 맞았다.
이란 국영 통신사 IRNA에 따르면, 테헤란의 핵심 식수 공급원인 아미르 카비르 댐의 수위는 저장 용량의 8% 수준까지 떨어졌고, 2주 내 물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단수, 정전, 수압 제한이 동시에 시행 중이며, 섭씨 50도 폭염 속에 1,000만 시민의 일상은 생존의 위기로 접어들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가뭄이 아니다. 기후 변화와 도시 인프라의 붕괴, 정책 리스크가 중첩된 복합적 위기다.
이 글은 단편적인 현상 너머의 원인 구조를 분석하고, 왜 이 사태가 국가 존립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해설한다.
테헤란 식수 고갈: 현재 상황과 위기 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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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테헤란의 주요 식수원인 아미르 카비르 댐. 저장량은 현재 8% 수준까지 떨어졌다. 출처: KRM NEWS |
2025년 11월 현재, 테헤란의 주요 댐 중 하나인 아미르 카비르(Amir Kabir) 댐의 저장량은 1,400만㎥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용량의 8% 수준이며, 현재 사용량 기준으로 2주밖에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 이란 수도공사의 공식 발표다.
2024년 같은 시기 대비 저장량은 85% 이상 감소했고, 강수량은 10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이미 테헤란 일부 지역에서는 단수 조치가 시작되었으며, 고층 아파트 거주민들은 수돗물이 전혀 나오지 않는 상황을 겪고 있다.
폭염과 맞물려 정전 사태도 반복되고 있어, 전력·물 이중 고갈이 현실화되고 있다.
정부는 공휴일 지정, 단기 수압 조절 등 대응책을 내놓았지만 본질적 해결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원인 1: 기후 재난이 아닌 기후 구조 위기
표면적으로는 ‘가뭄’이 주요 원인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후 변화는 단초일 뿐이다.
이란은 원래 연평균 강수량이 낮고 사막화가 진행 중인 지역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기후변화 속도는 도시 인프라의 적응 능력을 초과했다.
- 강수량: 수도권 기준 45~100% 급감
- 기온: 일부 지역 50도 이상 도달
- 댐 유입량: 전년 대비 42% 하락
극단적인 기후 조건은 도시 설계와 인프라 수용 능력의 한계를 드러낸 촉매제가 되었다.
즉, 테헤란의 위기는 '기후 재난'이 아니라 '기후 구조 위기'로 명명해야 한다.
원인 2: 수자원 관리 실패와 정책 부실
보다 구조적인 문제는 수자원 관리 체계의 붕괴에 있다.
이란은 수십 년간 지하수와 댐 중심의 공급 체계를 유지해왔지만,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누적되었다.
- 과도한 지하수 사용: 지하수 고갈 → 일부 지역 연 25cm 지반 침하 발생
- 비효율적 농업 구조: 전체 물 사용량의 90% 이상이 농업에 사용됨
- 1인당 물 소비 과다: 테헤란 기준 1일 평균 400L, 세계 평균의 4배
- 관개·수송 인프라 노후화: 송수 손실률 극심
이러한 인재(人災)적 요소들이 물 부족 사태를 지속 가능하지 않은 위기로 전환시킨 요인이다.
이란 정부는 수십 년간 구조 개선보다는 단기적 공급 확대에 의존해왔다.
원인 3: 국제 고립과 외부 지원 부재
이란은 핵 프로그램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 등 서방으로부터 경제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그 결과,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아래와 같은 외부 협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 해수 담수화 기술 이전
- 국제 금융 통한 인프라 투자
- 재난 대응 국제 기구 지원
이란 정부는 외교적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한, 물 위기의 기술적 해법조차 접근할 수 없는 구조에 처해 있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정권 전복 시 수자원 지원 가능"이라는 정치적 압박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
구조적 영향: 단순 고갈을 넘어선 시스템 붕괴
식수 고갈은 단순한 자원 부족 문제가 아니다. 이란 내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도미노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 생존 기반 붕괴: 단수 → 위생 악화 → 질병 발생
- 산업 정지: 물이 필요한 정유·화학 시설 가동 중단 우려
- 농업 붕괴: 사프란·쌀 등 수출 작물 생산 불가 → 식량 수입 의존
- 사회 불안: 빈곤층 중심으로 물 저장 불가, 생존권 침해 발생
- 정권 리스크 확대: 반정부 시위 조짐, 사회 신뢰 붕괴
물은 정권보다 무서울 수 있다. 지금 이란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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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기후 위기는 정치적이다
이번 테헤란 식수 고갈 사태는 단지 환경 이슈가 아니다.
이는 도시의 기후 적응력, 수자원 정책, 국제 정치의 교차점에서 발생한 시스템적 붕괴다.
이란의 사례는 전 세계 대도시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 “도시 인프라는 기후변화의 속도를 따라갈 수 있는가?”
- “물 같은 필수 자원을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는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 “당신의 도시는 내일의 테헤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할 수 있는가?”
기후 위기는 이제 생태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 시스템의 시험대이다.
이란은 그 시험을 치르고 있다.
📌 참고자료
면책 문구:
본 글은 공신력 있는 출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정치적 가치판단을 의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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