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0일, 경북 서산영덕고속도로에서 발생한 30중 추돌 사고는 겨울철 고속도로 안전 시스템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새벽 시간대 결빙된 도로 위를 달리던 차량 수십 대가 잇따라 추돌했고,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당했다. 원인은 블랙아이스였다.

문제는 사고 자체보다 이 사고가 충분히 예측 가능했다는 점, 그리고 동일한 유형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9년에도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한 대형 사고가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또다시 같은 비극을 목격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자연 현상의 문제가 아니다. 인프라 대응의 부재, 경고 시스템의 미비, 정책적 경각심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동한 결과다. 왜 블랙아이스 사고는 반복되는가? 이 글은 그 질문에 응답하고자 한다.

서산영덕고속도로 사고 당시 정체된 차량들. 블랙아이스 의심 구간 CCTV 화면
서산영덕고속도로 사고 당시 정체된 차량들. 사고 지점 부근 교통 CCTV 화면. 출처: 한겨레신문

사고 개요: 서산영덕고속도로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1월 10일 오전 6시 10분경, 경북 상주시 남상주IC 인근 서산영덕고속도로에서 다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4중 추돌에 이어 5중 추돌, 이어 청주 방향에서는 단독 사고로 차량 화재까지 발생했다. 도로 양방향에서 총 30여 대 차량이 잇따라 추돌하며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경찰과 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새벽에는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졌고, 약한 비가 내린 직후였다. 사고는 블랙아이스 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시야상으로는 젖은 아스팔트처럼 보이지만 미끄러운 살얼음 상태였다는 점에서 운전자들의 대응이 거의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는 총 5명으로 집계됐다. SUV 차량 탑승자 1명, 쏘나타 승용차에 탑승 중이던 4명이 각각 현장에서 숨지거나 병원 이송 후 사망했다.


블랙아이스란 무엇인가: 눈에 보이지 않는 도로 위의 위협

블랙아이스(Black Ice)는 눈에 띄지 않는 얇은 결빙층을 의미한다. 주로 겨울철, 기온이 0도 이하로 급강하하는 새벽 시간대에, 비나 눈이 도로에 남아 있는 상태에서 발생한다.

블랙아이스가 위험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시각적으로 일반 젖은 도로와 구분이 어려움
  • 제동거리가 길어지고, 조향이 불가능해짐
  • 운전자가 인지하는 순간 이미 늦은 경우가 많음
특히 고속도로, 터널 진출입로, 그늘진 교량 위, 나들목(IC) 주변은 대표적인 결빙 취약 구간으로 꼽힌다.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 왜 매년 똑같은 사고가 발생하는가

이번 사고가 사회적 경고로 읽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동일한 사고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 2019년 12월, 상주영천고속도로에서 발생한 29중 추돌 사고 역시 블랙아이스로 인한 참사였다.
  • 그로부터 7년 후, 같은 지역, 같은 기상 조건, 같은 구조적 배경에서 다시 사고가 발생했다.
현재 도로안전 체계는 다음과 같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 기온·습도 기반 위험 감지 시스템 부재
  • 상시적 경고 표지판·전광판 정보 부족
  • 제설 작업의 선제적 대응 미비
  • 운전자 교육 및 인식 개선 부족
이는 단순한 날씨 문제가 아니라, 도로관리 체계와 정책 설계의 실패다.


대안과 개선 방향: 더 이상은 운전자 책임만으로 돌릴 수 없다

사고 이후에도 흔히 듣게 되는 말은 “겨울철엔 속도를 줄여야 한다”는 운전자 중심의 주의 권고다. 그러나 구조적 원인이 명확한 사고에서,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전가하는 접근은 불완전하다.

다음과 같은 정책적 개선이 요구된다.
  1. 블랙아이스 자동 감지 센서 설치 확대
    • 노면 온도, 습도, 기상 변화 자동 인식 시스템 필요

  2. 고속도로 위험 구간 시각화 지도 공개
    • 결빙 취약 구간을 구간별로 고지하고, 내비게이션과 연동

  3. 새벽 제설 및 예보 체계 고도화
    • 선제적 제설 기준 강화 및 AI 기반 도로 예보 시스템 적용

  4. 도로 전광판 경고문구 실시간 강화
    • “결빙 주의”보다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경고 필요

  5. 사고 발생 패턴에 대한 데이터 공개 및 재설계
    • 사고 누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프라 전반 재설계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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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반복되는 사고는 사회 시스템의 무능을 말한다

서산영덕고속도로 사고는 도로 위에 쌓인 눈 때문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무능이 쌓인 결과다.

블랙아이스는 눈에 띄지 않지만, 이미 수많은 데이터와 사고 사례를 통해 충분히 예측 가능한 위험이다. 사고는 운전자의 실수로 시작될 수 있지만, 대형 참사는 경고 시스템의 부재, 관리 책임의 미비, 대응 체계의 취약성이 만들어낸다.

교통사고의 원인을 '운전자 주의 부족'으로만 축소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도로 안전을 하나의 인프라 정책 문제로 다루어야 할 시점이다.

📌 참고자료

면책 문구:
본 글은 사회 현상을 해설하기 위한 일반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기관이나 정책에 대한 평가 또는 법적 책임을 전제하지 않습니다. 정확한 정책 정보나 법적 판단은 관계 기관의 공식 자료를 최종적으로 확인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