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의 게임 산업은 인디가 AAA를 넘어선 해로 기록된다.
12월 11일(현지 기준)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시어터에서 열린 ‘더 게임 어워드 2025(The Game Awards 2025)’에서 프랑스 인디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Sandfall Interactive)의 데뷔작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Clair Obscur: Expedition 33)》가 올해의 게임(GOTY)을 포함해 9개 부문을 석권했다.
이는 TGA 역사상 단일 작품으로 최다 수상 기록으로, 2020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II’의 7관왕을 넘어선 성과다.

‘33 원정대’의 수상은 단순한 게임 하나의 성공이 아니다.
거대한 자본 중심의 AAA 구조 속에서 소규모 인디 팀이 만들어낸 창의성과 예술성이 글로벌 무대의 중심으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산업 구조의 변화와 문화적 전환을 상징한다.


이번 글에서는 TGA 2025의 주요 결과를 정리하고, ‘33 원정대’가 왜 올해의 게임으로 평가받았는지, 그리고 그 수상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단계별로 살펴본다.

더 게임 어워드 2025에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대표가 수상 소감을 전하는 장면
더 게임 어워드 2025 시상식 무대에서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 팀 대표가 GOTY 트로피를 수상하고 있다. 출처: 글로벌이코노믹

올해의 게임, ‘33 원정대’가 만든 기록

프랑스 몽펠리에 기반의 샌드폴 인터랙티브는 30명 규모의 인디 스튜디오다.
이들의 첫 작품인 ‘33 원정대’는 2025년 4월 24일 출시되었고, PS5·Xbox Series X|S·PC 플랫폼을 통해 배포되었다.
출시 직후 Xbox 게임패스에 포함되며 24시간 만에 50만 장, 12일 만에 200만 장, 10월 기준 5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 게임은 TGA 2025에서 총 9관왕을 차지했다.
수상 부문은 다음과 같다.
  • 올해의 게임(GOTY)
  • 게임 디렉션
  • 내러티브
  • 아트 디렉션
  • 음악
  • RPG
  • 인디 게임
  • 데뷔 인디 게임
  • 연기상(제니퍼 잉글리시, 마엘 역)
이는 인디 개발사로서는 전례 없는 기록이다.
‘33 원정대’는 TGA뿐 아니라 골든 조이스틱 어워드(GJA)에서도 7관왕을 기록하며, 2025년 주요 5대 게임 시상식(TGA, GJA, DICE, GDC, BAFTA)에서 모두 수상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관과 시스템: 예술적 몰입의 완성도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프랑스 벨 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한 다크 판타지 RPG다.
세계관의 중심에는 매년 깨어나는 존재 ‘페인트리스(Paintress)’가 있다.
그가 거대한 모노리스에 숫자를 새기면, 그 나이 이상의 사람은 모두 연기가 되어 사라진다. 이 현상은 ‘고마주(Gommage)’로 불린다.
게임의 시점에서 숫자는 33, 즉 ‘33세 이상은 죽는다’는 설정이다.

플레이어는 원정대의 리더 구스타프가 되어, 죽음의 순환을 멈추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전투 시스템은 턴제 RPG에 실시간 반응 시스템을 결합한 리액티브 턴제(reactive turn-based) 방식이다.
플레이어의 입력 타이밍과 패링, 카운터가 전투의 핵심이며, 이는 기존 턴제 게임과 다른 긴장감을 부여한다.

그래픽은 수묵화와 오일페인팅을 연상시키는 회화적 질감을 구현했다.
음악은 오케스트라 중심의 감성 연출로 평가받았으며, 메타크리틱 92점, 스팀 사용자 평가 96% 긍정으로 높은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경쟁작과의 비교: 왜 ‘33 원정대’였나

2025년 GOTY 후보에는 ‘하데스 II’, ‘할로우 나이트: 실크송’, ‘동키콩 바난자’, ‘킹덤 컴: 딜리버런스 II’, ‘데스 스트랜딩 2’ 등이 포함되었다.
이 중 ‘하데스 II’는 완성도 면에서 우수했지만, 기존의 게임 디자인 틀을 크게 확장하지는 못했다.
‘실크송’ 역시 시리즈 팬층을 확보했지만, 혁신성보다는 안정적인 후속작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반면 ‘33 원정대’는 서사·예술성·기술의 융합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작은 규모의 팀이 대형 스튜디오와 동등하게 경쟁하며 AAA 수준의 그래픽과 감정적 스토리텔링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혁신성”이 돋보였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완성도가 아니라, 창작의 의미와 감정의 깊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게임 미학을 보여준 결과였다.


산업적 의미: 인디가 AAA를 넘어선 순간

이번 GOTY 수상은 게임 산업 구조 변화의 신호로 읽힌다.
대형 스튜디오 중심의 AAA 체계는 고비용·고리스크 구조로 인해 혁신보다 안정성을 우선시해왔다.
반면 인디 개발사는 창작과 실험에 집중하며, 독립성과 예술적 방향성을 추구해왔다.

‘33 원정대’의 수상은 이러한 흐름의 전환점이다.
30명의 개발자가 만든 작품이 전 세계 최고 권위의 무대에서 AAA를 제쳤다는 사실은, 콘텐츠의 경쟁력이 자본이 아닌 아이디어와 감성에서 비롯된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2025년을 “게임이 예술로 공식 인정받은 해”로 평가한다.
이는 더 이상 게임을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닌, 문화예술의 한 형태로 바라보는 인식의 확산을 의미한다.

한국 게임의 성과와 글로벌 트렌드

한국 게임도 이번 시상식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남겼다.
넥슨 유럽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가 베스트 멀티플레이어 부문을 수상했고,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 ‘쵸비(정지훈)’가 베스트 e스포츠 선수상을 받았다.

TGA 2025에서는 신작 공개 역시 활발했다.
크래프톤 산하 네온 자이언트는 ‘노 로우(No Row)’를,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오버드라이브’를 선보였다.
이처럼 게임 시상식은 단순한 평가의 장을 넘어 글로벌 게임 산업의 트렌드 쇼케이스로 기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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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게임은 예술이 되었다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의 수상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게임은 예술이다”라는 메시지를 공식화한 사건이다.
대규모 자본이 주도하던 시장에서, 감정과 서사가 중심이 된 인디 게임이 최고 자리에 올랐다.
이는 산업이 기술 중심에서 문화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2025 GOTY는 창의성이 자본을 이긴 해, 그리고 플레이가 아닌 스토리가 중심이 된 해로 남을 것이다.
‘33 원정대’는 게임이 산업을 넘어 예술이자 문화로 진화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 참고자료

면책 문구:
본 글은 게임 산업의 문화적 현상을 해설하기 위한 정보 제공 목적의 콘텐츠이며, 특정 기업 또는 게임에 대한 상업적 판단을 의도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