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중심부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장소는 고등법원 인근, 사망자는 12명에 달했고 부상자는 20명을 넘었다. 단일 테러로 보이지만, 같은 날 북서부 와나(Wana) 지역에서는 군 사관학교에 대한 공격 시도가 병행됐다.
폭발은 단순한 범죄가 아닌, 국경을 둘러싼 갈등의 폭력적 외연으로 해석되고 있다. 배후로는 아프간 탈레반 및 그와 연계된 파키스탄 탈레반(TTP)이 지목되고 있다. 파키스탄 안보의 중추라 할 수도권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현지 정세의 불안정성과 국가 간 외교 실패의 결과를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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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 앞에서 차량폭탄이 폭발한 직후 현장 수습에 나선 구조대와 군 병력. 출처: AP News |
국경에서 수도까지: 사건의 전개
이슬라마바드 테러는 2025년 11월 11일 오후, 고등법원 주차장에서 발생했다. 파키스탄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자살폭탄범은 법원 진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근처에 정차한 경찰 차량을 목표로 폭탄을 터뜨렸다.
사건 직후 CNN과 AP통신은 사망자 수를 12명, 부상자를 27명으로 보도했다. 현장에는 민간인과 재판 참석자들이 밀집해 있었고, 이로 인해 피해가 컸다. 뉴시스에 따르면, 파키스탄 TV와 정부 발표에서는 일부 사망자 수를 5명으로 언급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외신은 더 높은 피해 규모를 제시한다.
이날 밤, 북서부 키베르 파크툰크와(Khyber Pakhtunkhwa) 주의 와나 지역에서는 사관학교를 대상으로 한 또 다른 공격이 진행되었다. 자살폭탄범과 5명의 무장세력이 시설 침입을 시도했으며, 일부는 진입에 성공했으나 군의 저지로 제압됐다.
누구의 메시지인가: 배후와 정세
이번 사건의 배후에 대해 공식적으로 나선 단체는 없다. 그러나 CNN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보안 당국은 아프간 탈레반 연계 무장세력의 개입 가능성을 주요 가설로 삼고 있다. TTP(파키스탄 탈레반)는 과거에도 자국 내 치안기관과 군을 대상으로 한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해온 바 있다.
TTP는 공식적으로 아프간 탈레반과는 별개의 조직이지만, 2021년 카불 정권 교체 이후 아프간 내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며 파키스탄 내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SNS를 통해 “이번 테러는 카불로부터의 메시지”라며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양국 간 긴장은 최근 수개월 간 더욱 고조되어왔다. 지난 10월에는 국경 충돌로 수십 명이 사망했고,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양국 평화회담은 서면 보장 불발로 결렬됐다. 아프간은 파키스탄이 자국 내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고, 파키스탄은 TTP 활동에 대한 묵인을 비판하며 상호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반복되는 폭력의 구조
이번 이슬라마바드 폭탄 테러는 단일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시간적으로 병행된 와나 공격 사례와, 과거 2014년 페샤와르 군사학교 테러와 유사한 패턴을 띠고 있다. 2014년 당시 공격으로 154명이 사망했으며, 이는 파키스탄 현대사에서 최악의 테러 중 하나였다.
공격의 주 타깃이 민간인과 군 인프라로 반복되고 있으며, 국경 지역에서 시작된 위협이 수도권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테러는 상징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한편, 파키스탄 정부의 대응도 강경해지는 모양새다. 고강도 보안 강화와 국경 감시 체계 재정비 방안이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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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 위협에 대한 경고
테러라는 폭력은 단순한 범죄가 아니다. 이번 사건은 파키스탄 안보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탈레반 이후 변화된 지역 질서가 불안정한 균형 위에 놓여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국경을 둘러싼 정치적 협상의 실패는 무력 도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파키스탄은 치안 확보만이 아니라, 국경을 중심으로 한 외교 전략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에 있다. 이번 사건은 국제사회에 대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탈레반 문제는 지역 분쟁이 아닌 국제 안보 이슈로 다시 다뤄져야 한다는 경고로 읽힌다.
📌 참고자료
면책 문구:
본 글은 사회 현상을 해설하기 위한 일반 정보이며, 특정 집단·정책·이념에 대한 가치판단을 의도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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