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미국의 노동시장은 상반된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보냈다.
일자리는 시장 예상치보다 더 크게 늘어났지만, 실업률은 오히려 상승했다.

이 수치는 단순한 숫자 이상이다.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10월 고용통계가 미발표되며, 9월 고용지표가 12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에 실질적으로 유일하게 반영될 통계가 되었다.


시장은 이 혼재된 지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연준은 기준금리 인하의 명분을 얻은 것일까, 아니면 오히려 멈춰야 할 신호일까?

미국 노동부 건물 앞 표지판과 국회의사당 전경
미국 워싱턴 D.C.의 노동부 건물. 2025년 9월 고용지표는 연준의 금리 결정에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출처: 한국일보

고용 증가, 그러나 완전히 긍정적이지는 않다

9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는 11만9000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5만 명)의 두 배를 넘는 수치다. 특히 의료와 레저 부문에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이 수치만 보고 노동시장이 탄탄하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8월 수치는 기존 2만2000명 증가에서 4000명 감소로 수정되었고, 7월도 하향 조정되었다.
즉, 9월 수치는 ‘반등’이라기보다는 하락세 이후의 기술적 회복에 가깝다.


실업률 상승: 노동시장 진입 때문인가, 둔화의 신호인가

9월 실업률은 4.4%로 전월 대비 0.1%p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일부 해석에 따르면, 이는 단순히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한 인구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대형 기업의 감원 확대도 우려를 낳는다.
버라이즌, 아마존, 파라마운트 등 주요 기업들이 수천 명 규모의 감원을 단행했다.

이 두 가지 요인은 노동시장 내 이중적 흐름을 드러낸다.
즉, 일부 산업은 인력을 확충하고 있지만, 다른 부문에서는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셧다운 여파와 금리 인하 기대감의 엇갈림

이번 고용지표가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셧다운으로 인한 10월 통계의 공백 때문이다.
실업률 산출에 필요한 가계조사가 진행되지 않아 10월 고용보고서는 발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9월 고용지표는 12월 FOMC 회의에 반영될 유일한 공식 통계가 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표 발표 직후 12월 금리 인하 확률은 30%에서 42%로 상승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이 수치를 근거로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고 있지만, Fed 내부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우세하다.


정책당국의 딜레마: 인하인가, 동결인가

연준은 지금, 명확한 시그널 없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고용은 늘고 있지만, 실업률도 오른다’는 복합적 신호는 정책 결정의 명분을 약하게 만들고 있다.

FOMC 의사록에서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문제의식도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실제로 민간 조사에 따르면 AI 기술 도입으로 인한 고용 충격이 일부 산업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 점을 근거로 연준 이사 중 일부는 선제적 금리 인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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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수치는 방향이 아니라 조건이다

고용지표는 방향을 제시하는 지표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경제의 현재 조건을 보여주는 스냅샷이다.

이번 9월 미국 고용지표는 시장에 방향보다 조건의 복잡성을 남겼다.
고용은 늘었지만, 실업률도 올랐고, 금리 인하를 강하게 밀어붙이기엔 통계가 부족하다.

결국 연준은 불완전한 데이터 속에서 '금리 동결'이라는 소극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그 선택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조건 속에서의 임시 해답에 불과하다.

📌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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